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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인 긴급 지원자금 가속페달 - 현장은 자금난인데 행정절차 복잡 - 늦은 집행으로 골든타임 두렵다 - 경영안정자금 적시 적소 공급돼야
  • 기사등록 2020-03-23 12: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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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진공, 코로나19 총력..직원 급파


중국의 유명한 도가 사상가인 장자의 ‘내편’을 보면 이런 내용이 나온다. 장자가 춘궁기에 생활이 어려워 고을수령에게 양식을 빌리러 갔는데 ‘가을에 추수하면 많이 주겠다’는 말을 듣고 나서 장자는 아래 우화를 인용해 우회적으로 수령을 비판한다.

장자는 “여기도 오는 도중에 수레바퀴 자국에 물이 조금 고여 있는데, 그곳에 헐떡거리면서 가까스로 목숨을 유지하고 있던 붕어가 우물의 물을 한 됫박 떠서 자신에게 부어 달라고 하더라”고 전한 뒤, “이에 ‘조금만 기다리면 장강의 물을 끌어다가 붕어가 유유히 헤엄을 쳐서 갈 수 있도록 만들어 주겠다’고 답했다”고 했다.

이에 붕어는 “예끼 여보시오. 지금 당장 나에게 필요한 것은 한 됫박의 물이면 되는데, 내가 죽은 뒤에 장강의 물이 다 무슨 소용이랍니까. 쉰 소리 하지 말고 가던 길이나 가시오”라고 핀잔을 줬다고 전했다. 장강의 물을 끌어오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기에 그 전에 자신은 죽을 것이 자명하기에 화를 낸 것이다. 

장자 역시 약간의 곡식이면 어려운 춘궁기를 벗어나 가을에 추수한 곡식으로 생계를 이어가면 되는데, 그것마저 거절하는 수령을 비판하면서 어떤 일이든지 적절한 때가 중요하다는 점을 우화를 통해 강조했다. 이 고사는 코로나19로 인쇄산업을 비롯한 현장은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고 ‘한 됫박’의 물이 필요한 시점인데 정부의 추경자금 집행시기가 늦어지고 있다는 여론을 들으면서 문득 생각이 난 것이다. 

정부정책은 적기와 적소에 선제적이고 종합적으로 집행이 되어야 정책의 효과도 배가되고 현장에서 갈증도 해소가 된다. 그런데 행정적인 절차와 기준을 고집하면서 집행을 늦추면 이미 붕어가 죽은 뒤에 물을 주는 것과 같은 어리석음을 범하게 되는 것이다.


정부지원 늦어져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런 목소리들이 현장에서도 나오고 있다. 상황이 어려운데 정부의 지원만 기다릴 수 없어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는 기업들이 많다. 서울 성수동의 한 업체는 경영의 어려움을 호소하기에 정부가 추경을 통해 공급하기로 한 ‘소상공인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언급했더니 “언제 될지도 모르는 지원정책”이라며 손을 내저었다. 통상적으로 지원자금을 현장에서 수령하려면 많이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서울 영등포의 한 업체도 자금난을 호소하며 이런저런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의 지원은 언급을 안 하기에, 그 이유를 물었더니 “지원대상에 포함이 될지도 모르고, 된다고 해도 언제 내손에 돈이 들어올지도 모른다”면서 “서류심사만 해도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손사례를 쳤다.

코로나 긴급경영안정자금 대출은 은행을 통한 간접 대출의 형태로 전국 소상공인지원센터에서 정책자금 지원대상 확인서를 발급받은 뒤, 담보에 따라 지역신용보증재단에서 보증서를 받거나 은행에서 신용·부동산 담보 평가를 통해 지원된다.

이처럼 정부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 등을 지원하기위해 추경 등 긴급 자금 수혈에 나섰지만 현장에서는 온기를 느낄 수 없다는 것이다. 정부가 지난달에 긴급 편성한 1조4000억원 규모의 ‘소상공인 긴급경영안정자금’에는 한 달간 약 6만4368건, 약 3조3600억원이나 신청이 몰렸다고 한다. 하지만 이달 9일 기준으로 실제 집행된 대출은 3066건, 1360억3700만원에 그쳤다. 집행률이 4%에 불과하다.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는 실정이다.

서울 을지로의 한 업체는 “비상시기에는 비상시기에 맞는 신속한 정책집행이 이뤄져야하는데 행정적인 절차를 내세우면서 적기(골든타임)를 놓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다 망한 뒤에 자금이 지원되면 무슨 소용이 있겠나. 지금이라도 빨리빨리 집행됐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소진공, 현장지원 강화 

대응인력 41명 지역파견 


이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사장 조봉환)은 쇄도하고 있는 코로나19 피해 긴급경영안정자금의 빠른 지원을 위해 지원대상 확인서 발급 및 민원응대를 위한 추가지원 인력 41명을 이달 9일부터 전국 소상공인지원센터에 급파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소진공측은 “이번 인력지원은 코로나19 특별관리지역 및 소상공인 대출건수가 많은 상위센터에 대해 우선적으로 이루어졌다”면서 “특히 대구·경북지역은 총 11명의 자원인력이 추가 배치, 대구·포항·경주·안동센터에서 지원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공단은 6일부터는 전국 소상공인지원센터에서만 발급 가능한 ‘정책자금 지원대상 확인서’를 온라인으로 발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운영 중”이라며 “공단 방문 없이 확인서 발급이 가능하도록 한 조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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