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신 냉전체재 등으로 인해 경제지형이 급변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코로나19로 공급망이 파괴되고 필수 산업재들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자 공급망 재편 작업을 통해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에서 생산하던 것들을 자국, 또는 자국과 가까운 곳으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미국 내 공장을 짓거나 투자를 하는 기업들에게 정치적, 경제적 인센티브를 주면서 과감하게 자국내로 유치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미중패권다툼 등도 불안한 국제정세에 자국 우선주의를 부추기며 글로벌 질서를 재편하고 있다.

미국이 값싼 노동력의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제조를 포기하고 자국과 주변국으로 옮기는 데는 이런 배경도 있지만 한편으로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자동화도 한몫하고 있다. 자동화의 장점은 무수히 많지만 가장 큰 것은 시스템만 구축해 놓으면 24시간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즉 사람보다 생산성이 좋아지는 장점이 있다.

이른바 스마트 공장이 본격화 되면 이를 운용할 수 있는 소수의 엔지니어들이 과거 근로자들이 하던 것 이상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근로자들은 갈수록 의미가 없어지고 역할이 줄어들며 자동화 시스템으로 대체되는 것이다. 이런 흐름은 기술의 발전과 함께 지속해서 제조업 현장으로 스며들것으로 관측된다.

인쇄, 스마트 시스템 필수

인쇄산업 역시 이런 대세를 거역할 수 없을 것이다. 스마트 공장의 보편화가 이뤄지는 날이 다가오고 있다. 스마트공장이란 설계와 개발은 물론 제조, 유통과 물류 등 생산 전 과정에 디지털 자동화 솔루션이 결합된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하여 생산성, 품질, 고객만족도를 향상시키는 생산공장을 말한다. 지능형 공장이라고도 한다.

스마트 공장은 필수적으로 대량화가 필요하다. 즉 초기 구축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대량생산이 아니면 수지타산을 맞추기 어렵다. 반면으로 보면 앞으로 스마트인쇄 시스템을 구축한 업체들이 공룡이 되어 인쇄시장을 점유해 나갈 것이라는 전망은 삼척동자라도 할 수가 있다.

이 과정에서 M&A는 수시로 일어나고 경쟁에서 도태되는 업체들, 틈새시장을 공략해서 영역을 확보하며 살아남는 업체들이 공존하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경쟁에서 살아남고 앞서가기 위해서는 스마트인쇄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수가 되는 시대가 됐다. 스마트 공장 전시회 등에서는 스마트한 기술과 장비들이 선보이기도 했다. 그중에서 운반로봇에 대해서 살펴보면.

운반로봇과 인쇄

최근에는 산업현장에 운반로봇이 많이 보인다. 운반로봇이란 공장이나 물류 창고에서 상품을 운반해 저장용 선반에 넣거나 반출하는 작업을 하는 로봇을 말한다. 대부분의 운반 로봇은 무인 운반차 또는 자율주행 로봇의 형태를 띤다. 둘 다 운반이라는 동일한 작업을 수행하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스스로 주행할 수 있는 능력 수준이다. 

무인 운반차는 바닥이나 천장 등에 부착된 테이프, QR코드 등 유도되는 경로를 따라 이동하는 반면에 자율주행 로봇은 사전에 이동 경로를 설정하지 않아도 이동할 수 있다. 탑재된 카메라·라이다·적외선 센서 등으로 수집한 정보를 이용해 장애물을 피하며 목적지를 스스로 찾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운전수가 없더라도 부품, 제품 등 적재물을 특정 장소까지 자동으로 운반해주는 운반로봇이 공장이나 창고를 돌아다니는 모습은 더 이상 드문 일이 아니다. 각종 전시회에서도 손쉽게 이를 접할 수가 있다. 정해진 작업반경에 따라 이동과 적재를 자유자재로 하는 모습이다.

이같은 운반로봇이 많아지는 배경에는 ‘노동력 부족이나 작업자의 고령화’, ‘다품종소량생산으로 제조업 구조 변화’ 두 가지를 꼽는다. 

젊은 노동인구 부족으로 고령화가 만연한 공장 현장에서는 무거운 부품을 차량에 싣거나 높은 선반에서 내리는 작업이 문제가 된다. 자칫하면 잘못된 부품을 운반하거나 무거운 부품을 든 작업자가 넘어지는 등 사고 위험도 높아진다.    

다만 도입 비용이 높고 운용하고 유지하는 비용도 적지 않게 들어 걸림돌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도입 시에 드는 기계 및 부품 비용도 만만치 않지만 이를 작업현장에서 사용하면서 추가로 드는 부품 교체에 소요되는 인력 등 운영, 유지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또 공장 현장이 운반로봇을 고려한 설계가 되어 있지 못하다는 문제도 있다. 예를 들면 공장 통로가 물류 운반을 위한 적합한 배치가 아닌 경우이다. 특히 이 부분은 인쇄산업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 운반 장비는 넓은 공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비교적 거대 공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인쇄 작업장들은 영세해서 이런 충분한 여건이 확보되기 어렵다. 또한 인쇄설비들이 거대해서 공간이 나오지 않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스마트인쇄를 위한 한축이 분명하기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