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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도가자 보물 지정 끝내 부결 - 문화재위원회 - “증도가 인쇄 활자 아니다” - 서체 및 주조·조판 불일치
  • 기사등록 2017-04-20 12:2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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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도가자의 보물 지정이 부결됐다.

문화재위원회는 지난 4월 13일 증도가자의 보물 지정 안건을 심의하면서 보물 지정을 부결하였다. 이로써 지난 7년간 이어진 증도가자의 진위 논란이 종지부를 찍게 됐다.

하지만 증도가자가 고려시대의 금속활자인지 여부는 명쾌하게 밝혀지지 않아 또다른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증도가자는 당초 13세기 고려시대 불교서적인 ‘남명천화상송증도가’를 찍는 데 사용됐다는 주장이 제기된 금속활자다.

증도가자는 지난 2010년 김종춘 다보성고미술 대표와 남권희 경북대 문헌정보학과 교수가 증도가자의 실물을 일반에 공개하고 지난 2011년 국가문화재 지정 신청을 냈다. 남 교수는 증도가자가 증도가의 주자본을 인쇄할 때 사용한 금속활자라고 봤다. 이 주장은 증도가자가 1377년 간행된 ‘직지심체요절’보다 최소 138년 앞서는 금속활자 유물이라는 의미였다.  

그러나 증도가자의 출처와 입수 경위 등이 분명하지 않아 진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목판 본각본으로 찍은 증도가는 남아 있지만, 금속활자본 원본이 남아 있지 않아 진위를 가리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남 교수는 2014년 문화재청의 용역 조사를 맡아 다보성고미술의 금속활자 101점이 모두 증도가자 또는 고려시대의 활자라는 결론을 내렸다. 남 교수의 조사는 공정성 시비에 휘말렸고 결과에 대한 오류가 지적됐다.

논란이 이어지자 문화재청은 2015년 증도가자를 직접 조사하기로 결정했다. 문화재청은 1년여간의 조사 끝에 지난해 12월에는 조사 결과를 일반에 공개했다. 조사 결과는 증도가자가 증도가와의 서체 유사도가 낮지만 재질상 오래된 활자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재위원회도 보물 지정 안건을 심의하면서 “활자의 서체와 주조, 조판 등 여러 면에서 증도가를 인쇄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방사성탄소연대 측정과 먹의 연대 분석을 고려하면 고려시대에 제작된 금속활자일 수도 있다”며 유물로서의 가능성을 남겨뒀다. 

결과적으로 이번 문화재청의 조사에서도 증도가자가 고려시대의 금속활자인지 여부는 명쾌하게 밝혀지지 못했다. 이는 고려시대 금속활자로 확정된 유물이 단 한 점도 없는 상황에서는 불가피한 결론이기도 했다.

학계 관계자는 “국립중앙박물관과 북한에 고려시대 활자가 몇 점 있다고 하나 모두 추정에 불과하다”며 “지금까지는 활자로 찍은 책에 대한 연구가 집중됐는데, 이제는 활자에 대한 자료를 축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재위원회의 이번 결정으로 인해 증도가자의 보물 지정은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화재청이 다보성고미술이 제시한 소장 경위를 문제 삼았기 때문이다. 현재 증도가자의 출처는 여전히 불분명한 상태다. 

이번 지정조사에 참여한 관계자는 “학계가 전부 고려시대 금속활자라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나오기 전까지는 다시 지정 신청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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