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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3-07-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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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9월 15일 가을의 문턱에서 닥친 ‘블랙아웃’의 위기 이후 줄곧 전력문제가 우리 사회의 발목을 잡고 있다. 언제 다시 2011년 9월과 같은 블랙아웃 사태가 다시 도래할지 모른다는 위기감마저 엄습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은 수력과 화력발전의 한계성에 따라 현재 총 전력생산량의 30%를 원전으로 담당해왔다.

그러나 원전 담당기관인 한국수력원자력의 기술력 한계와 관계자들의 부정비리 등 총체적 난국은 결국 원전의 잇따른 고장을 불러와 현재 전국 원전 23기 중 신고리 1호기를 비롯해 고리1·2호기, 한울 4·5호기 등 8기가 정지된 상태를 빚었고, 최근 신고리 2호기와 신월성 1호기까지 멈춰 전체 원전 설비용량 2,071만 6kW 가운데 771만 6,000kW를 가동할 수 없게 됐다.

때문에 가뜩이나 전력소모가 많은 여름철 다시 한 번 블랙아웃의 심각성에 대한 빨간 경고등이 켜지게 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급기야 ‘여름철 전력수급 전망 및 대책’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여기서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7·8월 두 달간 에너지 절약을 위해 오후 2시~5시 피크시간 중 ‘문 열고 냉방 하는 영업행위’를 단속하고, 공공기관은 28℃, 대형건물은 26℃ 이상 온도를 유지하도록 한 것이다.

또 계약전력을 5,000kW 이상 쓰는 대규모 전기사용자들 여기에 해당되는 전국 2,631곳의 사업체는 8월에 주중 기준으로 오전 10-11시, 오후 2-5시 등 피크시간대의 전기사용량을 부하변동률에 따라 3-15%를 의무적으로 감축하도록 했다. 한 마디로 이들 사업체들은 하루 4시간씩 절전이 의무화 된 셈이다.

또한 계약전력 100kW 이상인 전기다소비 건물 6만 8,000여개소와 2,000 석유환산톤(TOE) 이상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에너지다소비건물 476개소는 26℃ 이상으로 냉방온도를 제한했다.

설상가상으로 올 여름은 지난해보다도 훨씬 무덥고 더위도 오래 지속 될 것이라는 예보가 이미 오래전부터 나온 상태다. 더운 날씨 탓에 선풍기나 에어컨 등 냉방기의 사용이 급증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전기사용량이 증가함에 따라 전기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전력난 대비에는 냉·난방 자제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정부는 지난 6월말 조명부문 전력소비 절감을 위해서도 기존 건축물 경우 전력소모가 심한 일반 전구제품에서 LED제품으로 교체하는 것을 권장했다. 그 교체 비율을 올해 40%로 확대하고, 신축 건축물 경우 30%를 LED로 설치하되 설계 단계부터 LED 조명 설치비율이 미리 반영될 수 있도록 2014년 이후 설치 비율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런 가운데 인쇄업계도 전력을 아끼는 에너지 절감정책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 우리 현대 인쇄史를 살펴볼 때 인쇄업계가 전력난으로 힘든 시기를 보낸 적이 있었다.

일제로부터 해방된 시기 무렵에는 남한은 전체 전력 수요량의 42% 정도를 북한의 송전에 의지했다. 그런데 북한이 1948년 5월 14일을 기해 남한만의 단독선거를 트집 잡아 전면적인 단전을 감행했다. 이 때문에 인쇄기를 돌릴 수 없게 된 대부분의 인쇄소는 전면 휴업상태에 들어가게 됐다.

물론 그 중에는 석유 발동기나 미군의 자동차 엔진 등을 이용해 임시변통으로 인쇄기를 돌리는 곳도 있었지만 당시 인쇄업계는 전력난 때문에 홍역을 치른 셈이었다.

사실 인쇄업체들이 자사의 인쇄기의 전력소비량을 얼마나 정확하게 알고 있을까? 실제로 이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인쇄업체 대표는 극소수일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지만 유럽인쇄기 제조업체들이 VDMA(독일 기계 및 산업장비 협회)에 각 제조업체의 인쇄기를 소개할 때 해당 기계의 전력소모량을 밝히고 있는 점은 에너지 대란의 위기 앞에 있는 우리 현실에서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물론 인쇄기의 경우 장비의 특성상 고정된 기준을 적용하기 어렵다. 장비마다의 다양한 특성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장비들 간의 에너지 효율을 실효성 있게 비교할 수 있을까? 그 방법론적 측면에서는 인쇄기계 역시 정확한 에너지 효율을 알기 위한 전문 장비에 의한 측정이 필요하다.

현재 각종 인쇄기계 생산 업체들 역시 올 여름 정부의 에너지절감정책이 남의 얘기가 아니다. UV잉크 전문 생산업체인 모 업체 대표는 정부의 정책에 대해 “(불경기에 지속되는 현실에서) 기업의 생산성이 우선돼야 한다”면서 정부의 의무적인 에너지절감정책에 대한 아쉬움을 에둘러 표현했으며, 레이벌 기계 생산업체 한 관계자도 기계를 아침부터 가동한 상태에서는 전력 피크시간대에 맞춰 가동을 중단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기계 등에) 무리가 따른다는 견해를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국내 전력상황 상 지난 2011년 가을에 이은 제2의 블랙아웃 위기를 당하지 않으려면 어느 정도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점을 도외시할 수 없다.

최근 대형 코터기를 들여와 공장 건물 한 동을 새롭게 건축한 레이벌 원단 생산업체인 동성물산(주)(대표이사 최경수)은 이번 여름철 전력절감을 위해 모든 생산기계들에 열회수장치를 설치했다. 이로 인해 투자비가 많이 소요됐지만 이 장치로 인해 보일러를 돌릴 때 소비되는 전기료를 최대 30%까지 절감하게 됐다.

이에 관련 최 대표이사는 “열회수장치 설치로 초기비용에 대한 재정적인 부담은 있지만 이 설비를 앞으로도 계속 사용해야 하기에 결국 초기비용은 회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그는 공장 내 전열 기구를 전기료가 적게 나오는 LED로 교체하는 한편, 전력사용이 피크대에 이르는 시기인 7월말부터 8월 첫 주까지 전 직원이 여름휴가를 보내도록 조치해 최대한 전력이 낭비되지 않도록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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