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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 속까지 각인된 인쇄… 아름다운 성장 - 만·나·봅·시·다 - 고수곤 전광인쇄정보(주) 대표 - 미쯔비시 대국전 8도 양면인쇄기 도입 - 인쇄 생산 환경 급변따른 자생력 갖춰
  • 기사등록 2021-11-24 10:5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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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일 균형위해 고령에도 열정 쏟아

파주 지역 물류 및 정보 공유 등 활용 


전광인쇄정보(주)(대표 고수곤)는 경기도 파주시 신촌2로로 신공장을 확보하고 이전했다. 

공장이전과 함께 선일상사로부터 미쯔비시 대국전 8도 양면 인쇄기 RMGT 1050TP-8을 도입하고 제2의 도약을 가속화 했다.

고수곤 대표를 지난 15일 서울 강서구 마곡서로에 위치한 본사 서울 사무실에서 만났다. 

이날 고수곤 대표와의 만남에는 본보 박종세 발행·편집인 겸 대표가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는 설비를 도입한 계기와 공장 이전, 더 나아가 최근 인쇄업계 동향에 대해서도 폭 넓은 대화들이 오갔다. 





설비를  도입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공장을 경기도 파주 지역으로 이전하고 제2의 도약을 하기 위해 설비를 도입하게 됐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와 주 52시간제 도입, 최저 임금 인상, 숙련 노동자 감소, 주5일제 실시 등 인쇄산업의 생산 환경 급변은 자동화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봤습니다. 

또 파주는 인쇄, 출판사들이 밀집돼 있어 서로 상생하는데 아주 적합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동안 저희 회사도 대한항공의 기내 잡지 발행이 월 약 10만부 가량 되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비행기가 뜨지 못하다 보니 발행부수가 줄어들 수 밖에 없었고 회사의 생산활동도 위축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마냥 손을 놓을 수만은 없었고 어려울 때일수록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RMGT 1050TP-8 설비는 소량부수의 일과 대량부수의 일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습니다. 

시간당 1만 6천매의 최고 속도와 풍부한 자동화 사양으로 경험이 부족한 오퍼레이터도 충분히 가동을 할 수 있고 전자동 제어로 각 동작 연결이 매끄러우며 작업전환시간이 짧아 경쟁력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경기도 파주로 이전하다 보니 좋은 일들이 많았습니다. 

인쇄업체들이 많이 모여있어서 정보 공유도 쉬울 뿐만 아니라 물류에 있어서도 도움이 되고 프리프레스부터 후가공까지 원스톱으로 해결 할 수 있다는 장점들이 많았습니다. 

바로 인쇄를 구심으로 상생의 협력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인쇄는 지식 산업이라 온고지신 잡다


부친 청평전원개발사건으로 옥고

언론사에서 인쇄업 전환 계기 되다    

국가의 종이 인쇄 진흥 정책 배고파

조달청 인쇄 표준 가격표 중요하다



전광인쇄정보(주)가 그동안 걸어온 길을 설명해 주세요.


전광인쇄정보(주)는 부친(故 고하윤)의 유지를 이어 받아 1974년 창립하게 되었습니다.

부친이 1968년 전광산업신문사를 창립하였는데 주로 전기 관련 뉴스를 전문으로 다루는 주간 전문신문 이었습니다. 

1974년 청평호 발전 시설 수주전에서 일본과 미국 회사가 조달권을 두고 경쟁하는 것을 국익차원에서 심층 보도하면서 당시 박정희 정권의 긴급조치 9호에 정면 맞서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사실 중앙 거대 일간 신문사들도 선뜻 못하는 일을 주간 전문신문이 심층, 기획 보도하니 당시에 난리가 났다고 했습니다. 

결국 박정희 정권에 의해 전광산업신문사는 폐간되고 선친은 구속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런 일 때문에 1974년 신문사 설비들을 그대로 활용하면서 아울러 제가 직접 경영에 참여하여 언론사에서 인쇄사로 탈바꿈 하게 된 것입니다. 

당시에는 주로 활판인쇄를 하다가 상업인쇄까지 영역을 넓혀 왔습니다.   

지금와서 회상해 보면 일본 주간문춘이 청평전원개발사건이라고 보도했지만 선친의 용기와 언론의 사명과 역할에 대해 한점 부끄럼 없이 떳떳하다고 생각됩니다.

청평전원개발사건은 당시 정부가 발전기를 국제 입찰을 했는데 더 싼 가격으로 입찰을 한 일본 기업인 니쇼이와이를 탈락시키고 미국 기업인 웨스팅하우스를 낙찰하면서 뒷 돈을 정치자금으로 활용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는 사건입니다.

당시 전광산업신문사는 전(電)자와 광(鑛)자를 썼는데 현재의 전광인쇄정보(주)는 전(典)과 광(廣)이라는 점에서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현재 종이 인쇄의 미래가 그렇게 밝지만은 않은데 어떻게 활로를 개척 하려고 합니까?


모바일 등의 발전이 급속화 되면서 예전에는 지하철 등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최근에는 다들 휴대폰만 보고 있는 것을 보면 종이 인쇄의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느낍니다. 

예전에 매일경제신문에서  ‘책이 좋아요’라는 캠페인을 인쇄단체와 출판단체들과 협력해서 펼치며 대기업 등에서 직원들에게 책 선물을 주기도 하고 했는데 독서를 장려하기 위해서라도 이런 캠페인들이 더 많이 진행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차기 대통령이 되실 분도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는 정책을 펼쳐주시기를 바랍니다.

예를 들어 미국 대통령은 연두교서 발표시 책을 갖고 나오는데 아주 모범적인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국가적으로도 그렇고 인쇄업계도 앞장서서 캠페인이 지속적으로 진행돼야 하겠습니다.

그런데 좋은 징조들도 보이고 있습니다. 

문명의 발달과 산업화로 인해 피자, 햄버그 등의 음식을 섭취하다가 건강을 위해 된장과 고추장, 보리밥을 찾듯이 과거의 전통은 무시 못하는 현실이 됐습니다. 

ICT(정보통신기술)이 발전할 수 록 비례해서 종이 인쇄물은 줄고 있지만 최근에는 지나친 ICT 기술에 의존하면 우리 뇌가 활동과 성장이 멈춰 버려서 생활하는데 지장이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테슬라 등 세계적인 IT 기업들은 비대면, 언택트만 하는 것이 아니라 보고서를 A4용지에 직접 써서 내라고 한다고 합니다. 

글을 손으로 쓰고 소리내어 읽으며 책장을 직접 넘길 때 생각의 깊이가 활성화 되고 전두엽, 후두엽 등 두뇌가 깨어난다고 합니다. 인쇄는 지식, 문화, 예술산업이라 온고지신이 살아 있어서 미래가 절망적이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고수곤회장은 개인적으로 서울인쇄조합 이사장 연임과 인쇄연합회 회장 3회를 연임한 원로인데 우리 인쇄업계를 어떻게 진단하고 분석 하시는지요,


현재 인쇄업계에는 원로와 어르신이 없습니다. 또한 100년 이상된 업체들도 다 사라지고 없습니다. 

따라서 인쇄업계의 고민에 대한 지혜를 전해주고 소통을 원활하게 이어 줄 분들이 안 계신게 많이 아쉽습니다.

또한 10년 전보다도 못한 인쇄물 가격 등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업계 현실로 인해 제살 깍아먹기 식의 과당경쟁만 가중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인쇄를 배우려는 사람도 없을 뿐만 아니라 기능공들도 돈이 안되다 보니까 인쇄업계를 버리고 택배업 등으로 떠나고 있습니다.

현장을 보면 대부분이 노령층, 아줌마 부대 그리고 외국인 근로자들인데 이들을 대체도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이들 마저 떠나면 누가 인쇄현장에 남을지 걱정입니다. 

정부의 주 52시간제 도입으로 인해 수주산업이라는 인쇄업계 특성상 납기를 빨리 해야 하는 것 때문에 다들 범법자가 될 지경입니다. 

헌법을 보면 국가는 중소기업을 보호·육성해야 한다고 되어 있는데 전두환 정권 시절 故 유기정 삼화인쇄(주) 회장님이 주도하신 단체수의계약은 비록 보호조치라는 한계로 말도 많았지만 꼭 필요한 정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예전에 정부가 유일하게 인정해 준 것이 인쇄업의 조달청 가격표였는데 지금이라도  원자재가와 물가 등의 인상을 반영해 국가에서 가격표를 만드는데 나서줬으면 좋겠습니다. 조달청 가격표가 인쇄 가격의 표준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인쇄업계 화합과 발전에 대해 평소의 철학에 대해 말씀 해 주세요.


선배는 후배들을 위해 경험과 노하우를 알려주고 후배들은 선배들의 얼을 쫓아서 서로 상부상조하고 업계의 발전을 위해 화합하는게 중요합니다. 

또한 앞에서도 말했듯이 정부에서 예전 조달청 가격표와 같이 현실을 반영한 가격표를 만들어서 정부기관이나 기업체 입찰시 최저 가이드 라인을 정해줘서 그 이상을 받도록 함으로써 인쇄인들의 손실을 방지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이와 함께 인쇄 공동브랜드도 활성화 해서 인쇄인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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