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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토양은 高비용 低효율에 황폐화 기로 - 코로나19 해제 효과 미흡 매출 상승 기대도 어려워 - 펄프값 등 원자재가 상승 전기 요금도 줄줄이 인상 - 인건비 상승도 ‘첩첩산중’ 잉크·토너 등도 동반상승
  • 기사등록 2023-03-27 12: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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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설비 투자도 힘들어

스마트화·자동화 남의 일


봄은 찾아 왔지만 인쇄인들의 마음은 찬바람이 쌩쌩부는 한겨울처럼 차갑기만 하다.

대내외적인 경기 침체 장기화 속 코로나19 방역 조치 완화로 그나마 매출 상승을 기대했지만 원자재가격 상승과 인쇄물 수요감소 등으로 폐업의 위기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또한 원자재 가격 인상에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과 함께 인건비까지 오르면서 고민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펄프값 올해도 상승세 전망  


고물가 여파로 원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뛰면서 종이의 주재료인 펄프 가격이 크게  올랐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4일 발표한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국제 펄프(펄프 SBHK)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톤당 675달러) 43.7% 오른 톤당 970달러다. 

코로나19 장기화와 유가 급등에 지난해 2월부터 적게는 3%, 많게는 11%까지 오르면서 8월에 톤당 1030달러까지 치솟았다. 

국내에서 용지를 생산하기 위해 쓰이는 펄프는 85% 이상이 캐나다와 러시아 등지에서 수입되는데, 지난해 2월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기점으로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가격이 급격히 뛰었다.

이 때문에 국내 제지업체들도 인쇄용지 가격을 40% 이상 올렸고, 올해도 원자재 가격이 추가로 오를 여지가 있어 인쇄업계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인쇄업체들은 “최근 국제 펄프가가 지난 5개월 동안 지속되던 상승세가 다소 둔화는 되었지만 여전히 높은 가격”이라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한 인쇄업체 관계자는 “종이 등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다 보니 어려움이 이만저만 아니다”라며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소비자 가격을 안 올릴 수도 없는 상황인데 올리기 전 가격을 생각하고 찾아온 손님들이 가격을 듣고 부담을 많이 느낀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인쇄사 사장은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안 오른 것 없이 다 올랐다”며 “종이, 잉크(토너)가격, 기계 부품 등 다 올라 현재 가격 인상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전기 요금 등 공공요금도 인상  


인쇄업체들은 원자재 가격 인상에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까지 오르면서 고민이 많다고 밝혔다.

그런데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공사 등에 따르면 오는 2분기에도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지난 16일 2분기 전기요금 결정을 위한 연료비 조정단가 내역을 산업부에 제출했다

산업부는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거쳐 오는 31일경 요금 인상을 결정할 예정이다. 

산업부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사실상 요금 인상은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전의 사상 최대 누적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순차적인 요금 인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2분기 전기료가 인상되고 하절기에 들어서면 소상공인과 에너지 취약계층의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거대한 인쇄설비를 운영하는 인쇄업체로써는 전기요금의 인상은 경영을 더욱 어렵게 하고 수익성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한 인쇄업체 관계자는 “현재도 전기요금이 지난해 대비 20% 정도 상승한 것 같다”며 “전기요금 절감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힘든데 2분기에 또 인상시 가뜩이나 어려운 현실에 더욱 암담하다”고 말했다.


고물가 속 최신 설비 전환은 어려운 장벽


고물가와 원자재가 인상에 따라 설비 도입도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한 인쇄업체 관계자는 “15년 가까이 사용 중인 장비를 최신 기계로 바꿔야 할 상황이지만 사실상 포기한 상태”라며 “지금도 갚을 돈이 쌓여 있는데 기계값 10억 원을 추가로 빌리는 건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기계류 수입 규모는 국내 설비 투자의 가늠자 역할을 한다. 경기가 나빠지면 기업들이 투자 규모를 줄이고, 기계 수입도 감소한다.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듬해에는 기계류 수입 규모가 전년 대비 반토막나기도 했다. 

한 인쇄업계 관계자는 “금리인상과 함께 돈줄이 빠르게 마르면서 상대적으로 설비 투자를 미루거나 축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고금리와 함께 고물가, 고환율 등의 요인으로 투자비가 증가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인한 세계 경제침체 우려에 따라 어쩔수 없는 결과”라고 덧붙였다.


잉크·토너 등 부자재 값도 동반 상승


인쇄 부자재의 값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인쇄용지 가격의 인상과 함께, 잉크와 토너 가격도 지난해 동기 대비 10~20% 인상됐다.

한 인쇄업계 관계자는 “인쇄업체의 폐업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면서 “인쇄사를 찾는 사람이 줄고 있어 섣불리 가격 인상을 하기도 어려워 이대로 가면 문을 닫는 곳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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