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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 도심서 이탈 - 도심형 업종은 옛말…투자대비 생산성 바닥권 - 인쇄 브랜드 가치 저하로 정부관료들 인식 도마위에 - 인쇄인은 우물안 개구리…우리끼리는 성장엔진 꺼져
  • 기사등록 2023-04-24 12:5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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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는 문화와 산업 동시 추구…국가산업으로 높이자


IMF, OECD, 세계은행 등 글로벌 기관들이 세계경제는 조금씩 완화된 전망을 내놓고 있으나 유독 한국경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들이 우세하다. 한국경제에 대해서는 성장률 1%대 중반으로 내놓고 있다. 일반적으로 잠재 성장률이 2%대로 내려오면 침체이고 1%대로 진입하면 위기로 본다. 또 마이너스로 떨어지면 역성장이 됐다고 발표한다.


지난해 4/4분기 마이너스 진입


통계청은 지난해 4/4분기부터 한국경제는 마이너스에 진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아직 올해1/4분기 통계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역시 마이너스 실적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 것으로 분석, 전망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등 정부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를 上低下高(상저하고)로 전망하고 있으나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즉 3高 여파와 금리인상으로 인한 투자위축이 하반가에 본격화 된다는 분석도 있어 여전히 낙관할 수도 없는 처지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국내외 경기의 위축이 인쇄산업에 직접적인 태풍권에 있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나 수주산업에 속해있는 인쇄산업은 경기가 위축되면 곧바로 주문량이 얼어붙고 냉기가 감돈다. 옵셋, 제책, 레이벌, 패키지 등 업종별로 온도차이는 있으나 전반적으로 20%가량 물량이 감소했다.


인쇄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뿌리산업 영토있다


인쇄진흥조례 반드시 제정

인쇄단지조성으로 협업화

시장 커져야 목소리 힘실려


여기에 더해 원자재 가격이 올라서 30%의 채산성 압박을 겪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인쇄업계가 이런 냉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 속에서도 설비를 가동시킬 작업장, 즉 공장도 도심에서는 환대를 받지 못하고 쫓겨나고 있다.

전국의 도심권에서 인쇄가 핵심 성장산업으로 역할을 다해왔으나 2000년을 기점으로 차츰차츰 외곽지대로 밀려나기 시작했고 지금은 인쇄가 떠난 자리에는 아파트, 오피스텔, 상업용 건물 등으로 채워지고 있다. 한때 도시형업종, 중소기업 고유 업종, 단체수의계약으로 명성을 날려 왔으나 어느새 사양산업이라는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한 느낌이다.

인쇄의 인기가 시들해진 이유는 경제성이 퇴색되었다고 봐야한다. 경제, 경영의 원리는 투자대비 효율성을 봐야 한다. 즉 투자를 해서 얼마나 생산성이 나오느냐 하는 것인데 여기에는 바닥권에서 맴돌고 있으니 여러 가지 파장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경제, 경영의 원리가 돌아가려면 아이디어, 제도, 시장,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근본적으로 두 가지가 없어서 잠재성장률이 2%대도 힘든 구조가 됐다. 잠재성장률이 받쳐줘야 산업이 활력을 찾고 역동성이 일어난다. 잠재성장률이 올라가려면 노동, 자본, 생산성 향상이 갖춰져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저출산 국가라 노동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또 자본이 풍부해야 투자를 하는데 가계부채, 기업부채는 이미 각각 2,000조원이 넘었다. 국가부채도 가파르게 늘어서 비기축선진국그룹 국가 중에 가장 높은 54.5%이다. 참고로 비기축선진국그룹 국가 평균 부채는 53.5%이다. 정부 부채도 이제는 늘었으면 늘었지 줄어들 확률도 낮아지고 있다.

부채공화국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인쇄업계라고 별반 다르지가 않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쇄사 마다 거의 부채들이 늘어났다. 설비나 건물이나 유형자산들을 살펴보면 부채비중이 상당히 높아 최근 급등한 금리로 인한 이자비용도 늘어났다.

그런데 한가지 기대하는 것은 생산성 향상이다. 우리나라가 ICT강국이고 디지털전환(DX)이 높고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 4차 산업혁명과 잘 연결한다면 이 부분은 어느 정도 기대할 수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함께 앞서 지적한 아이디어, 제도, 시장, 사람의 영토를 보면 인쇄업계는 낙제점이다. 한 가지도 제대로 돌아가거나 정상적인 기능을 하는 곳도 없다. 여기에다가 인쇄작업장마저 도심에서 쫓겨나고 있어 생산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

물론 대구와 대전은 공단을 조성하여 도심지에서 생산기반을 조성하고 있으나 서울을 비롯한 대부분 시도가 외곽지대로 밀려났거나 서서히 밀려나고 있다. 서울의 경우 중구, 성수동, 영등포, 종로 지역 등이 인쇄 거점단지로 역할을 수행했으나 종로와 영등포는 대부분 밀려났고 성수동 역시 제화업종에게도 밀릴 정도로 꼬리를 내리고 사라지고 있다.

중구 역시 4,885개사로 전체 서울시 소재 인쇄사의 66.8%가 집적화를 형성하고 있으나 열악한 작업환경과 수주부족, 운영자금 부족과 임대료 상승으로 인해 산업기반이 허물어지고 있다. 아울러 서울시와 중구청의 인쇄업종 인식부족으로 인해 인쇄스마트 앵커가 좌초위기에 직면해 있고 세운재정비촉진지구와 중구인쇄특정개발진흥지구가 중복돼 있어 인쇄단지 조성은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여기에다가 인쇄인들마저 인쇄가 생산성이 떨어지는 관계로 매력을 못 느끼고 있고 협업화, 협동화 연결고리도 끊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인쇄산업이 살아나가려면 대대적인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고 시스템화된 제도가 뒷받침 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추락하는 인쇄산업의 뱃머리를 돌려놓지 않으면 인쇄발전과 성장은 요원할 수밖에 없는 막다른 골목길에 들어선 것으로 보여 진다.


인쇄 턴어라운드 기대


인쇄산업이 발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는 방법론은 이미 나와 있다. 도심지에서 협업화를 지속할 수 있도록 인쇄단지가 조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인쇄진흥지구가 순조롭게 정착되어 산업기반이 조성되면 우수한 인재들이 몰려 들어와야 한다.

현재 인쇄업계는 어디를 가나 사람이 없어서 고민이라고 말하는 업체들이 많다. 20~30대 즉 MZ세대가 넘쳐나야 미래 성장기반이 조성된다. 하지만 아쉽게도 인쇄관련 대학교가 문을 닫았다. 부경대학교와 중부대학교에서 양성해 오던 인재들도 이제는 볼 수 없는 처지가 됐다. 교육기관부터 정상화시켜 풍부한 인재들이 공급돼야 한다.

또한 인쇄문화산업진흥법도 활성화 시키고 인쇄 박물관건립과 인쇄산업진흥조례도 제정시켜 법과 제도에 의한 인쇄시장이 확대 될 수 있도록 기반조성이 이뤄져야 한다. 인쇄는 문화와 산업이라는 양면성이 있다. 두 가지를 조화롭게 성장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인쇄산업은 전통적인 뿌리산업임을 강조해야 한다. 인쇄산업보다 더 열악한 조건에 있는 도금, 주물산업도 뿌리산업임이 각인되어 저변확대가 이뤄지고 있다. 인쇄도 국가기간산업에 버금가는 뿌리산업이라는 각인이 국민정서와 국가기관, 정부에 퍼져 나가야 한다.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인 직지가 인쇄와 연관이 깊은데도 국민적 정서는 완벽하게 인쇄와 연결돼 있지 않은 것 같아서 조금 아쉽다. 직지, 뿌리산업 이런 단어들이 나오면 바로 인쇄라는 영토가 즉각 나와야 정상이다. 인쇄산업 브랜드 가치가 향상되고 이미지가 제고되기 위해서는 직지, 뿌리라는 용어를 인쇄영토와 접목시킬 수 있는 홍보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하겠다.        


종이 인쇄는 지키고 신수종인쇄는 끌어들이자


연구와 개발은 이젠 기본이다

굴뚝기업은 시스템 정립으로

풍부한 아이디어로 인쇄발전


현재 인쇄업계에서 의욕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재)한국인쇄진흥재단도 인쇄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키고 인쇄영토를 확장시켜 인쇄 발전을 견인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따라서 인쇄 부흥을 이루려면 자발적인 아이디어가 나와야 한다.


인쇄산업, 창의력이 미래다


아무리 어두운 터널에 갇혀 있더라도 희망이 있고 희망을 볼 수 있는 불빛이 있으면 미래는 매우 밝다. 인쇄 미래를 견인하는 성장엔진은 뭐니해도 창의력에서 나온다. 그런데 이 창의력이 왕성하려면 다양한 아이디어가 쏟아져야 한다. 상상속의 현실들이 이뤄지면 인쇄시장은 확대되고 부가가치들은 창출된다.

인쇄 영토가 커지면 자동적으로 인쇄 역할들이 확대되고 인쇄발전이 이뤄져서 순기능이 회복된다. 인쇄는 기존 종이 인쇄도 중요하지만 ICT를 기반으로 하면서 첨단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신수종산업, 이업종교류에도 손을 내밀어야 한다.

현재까지 인쇄 이미지가 저하되고 디스카운트가 일어나는 것은 인쇄인들의 사고방식이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물안 개구리에서 벗어나야 성장영토 보인다


어떤 일이든지 우리끼리, 우리내부, 우리만의 약속이나 결의로는 별다른 성과들이 안 나온다. 남이 인정하고 남이 부러워해야 투자가 일어나고 정부가 도와준다. 지금까지 모든 일처리를 보면 주로 우리끼리가 전부였다. 이런 관계로 정부로부터 지원이나 혜택이 유독 타 업종에 비해 뒤떨어졌다.

출판은 수백억 원을 지원받는데도 인쇄는 푼돈 10억 받기도 매우 어렵다. 남이 인정을 잘 안 해주기 때문이다. 금융, 세제, 수출지원등에서도 인쇄자원은 시원시원하지가 않다. 인쇄단지 조성도 인쇄빌딩 신축도 모두가 복잡하고 단순하지가 않다. 인쇄의 중요성에 대한 각인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우리끼리에서 벗어나고 우물 안이 아닌 우물 바깥까지 세상을 조명하고 멀리 봐야 하겠다. 모든 것은 태도와 습관에서부터 시작된다. 인쇄의 태도, 인쇄의 습관들을 전향적으로 정립하면 비록 3D업종, 굴뚝기업이라고 하지만 블루오션 영토로 쉽게 진입할 수가 있다. 3D업종과 굴뚝기업도 장점이 매우 많다.

시스템만 잘 다듬어서 정착시켜 놓으면 경쟁도 적고 일하기도 매우 편리하다. 인쇄에 대한 고정관념과 시야를 전향적으로 조금 넓게 조명해 나가야 하겠다.

<취재 및 정리 = 박우제 기자>

korpin@korpin.com

csba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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