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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인쇄타운 현장- ‘충무로’ 지고 ‘홍대입구’ 떠오른다
  • 기사등록 2014-01-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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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무는 서울시 중구 인쇄골목


충무로 인쇄골목은 지고 홍대주변이 새롭게 인쇄·출판의 메카로 부상하고 있다.


인쇄산업이 장기불황에서 헤쳐 나오지 못하면서 최근 3년간 인쇄산업의 매출감소가 이어졌다. 종이인쇄 감소세가 사회 전반적으로 확대되면서 이미 15% 가까운 인쇄사들이 인쇄업종을 정리했다.


이런 실정은 국내 대표적인 인쇄산업 중심지인 서울 중구 충무로4·5가, 인현1·2가, 을지로3·4가, 오장동 일대(29만 2,143㎡)의 업체들이 하나 둘씩 문을 닫고 떠나면서 그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지난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전후로 4가지 색을 한 번에 쓸 수 있는 4도 기계가 나오고 컬러 인쇄 시대가 도래되면서 충무로 일대 인쇄골목은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그 시절은 길지 못했다. 인쇄 자체의 수요가 줄고 늘어난 인쇄업소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상황이 악화돼 갔다.


이런 과정에서 나타난 인쇄 업종의 양극화는 대형 업체를 출판도시 경기도 파주로 진출하는 것을 부채질했다. 옛 명성의 인쇄골목은 영세 업체만 주로 남게 됐다. 인쇄도 대량에서 소량으로 변했고 품목도 책보다 명함·박스·전단지 등으로 다변화했다.


그 사이 인쇄시장은 첨단 장비를 동반한 디지털로 전환되기 시작했지만 충무로 일대 인쇄골목은 변화의 물결을 따라잡지 못하면서 소규모 업체들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인쇄단가마저 20년 전보다도 못하다 할 정도로 하락했고 인쇄물도 대량에서 소량으로 변했다. 또한 원청업체에서 넘겨주는 기획물을 그대로 찍어주는 하청업체로 전락하고 있다.


거기에다 대형마트들의 기존 광고전단지도 신문의 전면광고로 대체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일거리와 수익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원자재 값이나 인건비 등은 오름세여서 매월 적자를 못 면하고 있다.


이제는 홍대입구다


인디문화의 상징 홍익대 주변이 이제는 출판·인쇄의 메카로 등극하게 생겼다. 현재 이곳에는 약 5,400여 개의 출판·인쇄업체가 자리하고 있다. 물론 이곳은 홍대입구역부터 합정역 일대까지 흩어져 있어 얼핏 보면 출판·인쇄업계 전국 최대 규모를 쉽게 알아차릴 수 없다.


하지만 1980년대 후반 을지로의 인쇄업체들이 마포구로 이전하기 시작했고 덩달아 출판사의 이주도 이뤄졌다.

기획을 하는 출판사들이 외주로 인쇄를 맡기게 되면서 인쇄사와 출판사들은 바늘과 실처럼 붙어 다니게 됐고 자연스럽게 어느 듯 홍대입구 일대가 출판·인쇄업계의 새로운 메카로 등극하게 된 것이다.


여기에는 교통여건도 상당히 작용했다. 파주출판단지는 교통 불편과 인적교류에 한계가 있었다. 그런데 마포구 서교동의 경우만 해도 경기도 일산 장항동에 조성된 인쇄산업단지와 대형서점이 자리한 도심과 가까운 만큼 업체들 간의 정보공유에도 유리했다.


특히 디자인 중심지 홍대의 명성은 자연스럽게 편집 디자이너가 몰리게 됐다. 결국 홍대 특유의 독립성과 개성이 강한 문화와 예술적 분위기는 출판디자이너들의 집결지가 됐고 자연히 인쇄·출판업체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이곳에는 젊은이들의 취향을 고려한 새로운 문화 트렌드의 출판사들이 생겨났다. 대표적인 것이 ‘북카페’다. 특히 출판사 직영 카페의 원조인 후마니타스의 ‘책다방’은 아예 출판사와 같은 공간을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손님들은 유리벽 너머 편집실을 직접 볼 수 있게 했다. 이러한 인쇄·출판환경의 변화는 지자체의 지원도 끌어들이게 됐다.

서울시 마포구는 신흥 인쇄·출판메카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서교동 395번지 일대를 ‘디자인·출판 특정개발진흥지구’로 지정하고 관련 업체들에 재정적, 정책적 지원을 하고 있다. 특히 2015년 완공되는 경의선 홍대입구역 복합역사 일부는 ‘종합지원센터’로 만들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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