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11-11-04 00:00:00
기사수정

기술개발로 이익창출 해야 블루오션 찾을 수 있어
전문성으로 시장창출 나설때 부가가치 비약적 발전

인쇄계 전체 최악의 상황

88년 이후부터 90년대 초반이 인쇄업의 전성기였다. 24시간 기계가 돌아갔다. 쉴 새 없이 밀려오는 일감에 파묻혀서 행복한 비명을 지를 정도였다. 하지만 이미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이야기가 됐다.
지난겨울 혹한만큼이나 인쇄시장도 꽁꽁 얼어붙었다. 그저 일감만 있으면 감사할 정도다. 특히 제책업계의 침체는 눈에 확 들어올 정도다. 현재 국내 제책업체는 전국적으로 정확한 통계는 잡히지 않고 있지만 800∼1,000여 업체가 산재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책업계가 어렵다는 말이 나온 게 하루 이틀은 아니지만 요즘 상황은 정말 심상치 않다. ‘붕괴’라는 말이 걸맞을 정도로 제책업계뿐만 아니라 그와 관련한 출판사ㆍ인쇄업계까지 함께 최악의 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제책이 이런 지경에 이르게 된 데는 인터넷의 영향이 가장 컸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해외여행을 가는 학생들의 손에는 여행가이드북이 한 권씩 들려 있었다. 하지만 요즈음 학생들은 프린트된 A4용지 묶음을 들고 공항에 나온다.
수천억원에 이르던 각종 사전시장은 이미 고사상태다. 사전기능을 갖춘 전자장비들이 일반화되고, 컴퓨터의 검색기능이 활성화된 결과다. 이제 책은 정보수단으로서의 가치를 인터넷에 내주었다.

제책업계 내부 구조적인 문제가 불황 부추겨

이 같은 근본적인 원인 때문에 최근 제책업계를 비롯한 출판계 불황은 마땅한 대안이 있어 보이질 않는다.
제책업계 내부의 구조적인 문제가 불황을 부추겼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있다. 그 가운데 한 가지가 바로 ‘덤핑’ 문제이다.
한국제책공업협동조합 유원준 전무는 “현재 제책업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덤핑판매는 기존 질서를 무너트릴 뿐만 아니라 혼란까지도 초래하고 있다”고 말하고 “현재 시장에 형성된 가격은 10년 전 조달청에서 정해준 기준 단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현재 제책업계의 현실을 전했다.
특히 제책업계에 불고 있는 설비경쟁 역시 ‘제살 깎아먹기’라는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별다른 이익이 나지 않는데도 무선삼면재단기, 접지기, 중철기, 양장기 등은 줄기차게 도입되고 있다.
물론 설비도입에 반대하는 인쇄인들은 없을 것이다. 인쇄물을 보고 적정가격의 단가보존이 가능한지 냉철히 분석해 봤느냐가 우선이다.
설비보완과 함께 기술개발로 이익창출이 가능해야 블루오션을 찾을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그저 남이 이 분야에 집중하니 나도 따라 가야겠다거나 막연히 이 분야가 뜨고 있다는 수동적인 선택은 본인을 위해서도 업계를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한 일들이 아니다.
최근에는 인쇄업체들이 제책을 겸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어 제책업체의 입지를 더욱 좁게 하고 있다.
제책시설이 없는 일부 인쇄업체들이 제책물량까지 수주하고서 이를 다시 제책업체에 재하청을 주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업계에서는 공공구매 물품 등록 시 제책과 인쇄를 명확히 구분하고 생산시설증명을 확실히 하는 등의 방법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또 하나의 목소리는 구조조정이다. 구조조정을 미루면 미룰수록 업계 이미지는 하락할 것이며 제책시장은 혼란스러워진다는 것이 핵심이다.
수요와 공급에 의한 구조조정, 수요보다 공급이 넘치기에 균형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고 부실한 제책사들로부터 파생되는 피해도 더 이상 지속되어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또 그동안 제책은 출판과 인쇄의 단순한 하부구조로 여겨져 왔지만 이제는 출판문화를 함께 발전시켜 나가는 동등한 동반자로서 위상이 재정립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이들 목소리들 가운데 유독 빠지지 않는 목소리가 있다. 남이 잘되면 따라서 흉내 내려고만 하지 말고 더 잘되라고 격려하고 칭찬하면서 자기도 잘되는 분야를 발견하여 기술개발로 전문화시켜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각자 나름대로의 전문성을 가지고 시장창출에 나설 때 제책산업의 부가가치는 비약적으로 늘지 않을까 분석된다. 정보화시대는 창조적인 역량 집중만이 미래에 대한 새로운 현실들을 개척할 수 있다. 지금으로서는 전반적인 불황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제책업체에 너무 먼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지만 그것이 가장 올바른 정답이 될 수도 있다.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korpin.com/news/view.php?idx=7113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