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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제본, 그 한없는 아름다움 - '하우스 오브 픽션'책 - 예술제본으로 재창조
  • 기사등록 2017-01-31 15: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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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제본공방인 렉또베르쏘와 출판사 스윙밴드는 지난해 12월 14일부터 올해 1월 10일까지 홍대 땡스북스에서 '이야기로 엮은 집-아름다운 예술제본의 세계’전시회를 개최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스윙밴드가 지난해 9월에 출판한 책 '하우스 오브 픽션'과 함께, 똑같은 책을 렉또베르쏘 회원들이 각자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책을 볼 수 있었다. 책 '하우스 오브 픽션'은 제본되지 않은 채로 정식 출간된 국내 최초의 리브르 아를리에(La Reliure d'Art)이다. '리브르 아 를리에’는 독자가 원하는 특별한 제본을 위해 제본하지 않은 상태로 판매되고 있으며, 내용이 인쇄된 내지를 접은 뒤 테두리를 잘라내지 않고 순서대로 추려놓는다던지 실로 한두 번만 꿰어 표지에 끼워놓는 방식의 제작 기법이다. 따라서 외국에서는 소장 가치가 높은 책을 판매할 때 이러한 방식을 쓰고 있다. ' 

'하우스 오브 픽션'은 소설가 김중혁, 애니메이터 정유미, 일러스트레이터 이정환, 건축가 오영욱, 소설가 문지혁·만화가 문지욱 형제가 집(house)이라는 주제로 그리고 쓴 글과 그림을 모았다. 

한편, 예술제본은 본래 유럽식 제본을 뜻하는 것으로, 이미 인쇄된 책이나 낱장의 그림 등을 다시 분해해 제본함으로써 표지 장정을 새롭게 하는 작업이다. 

예술 제본은 사람 눈에 보기 좋기보다, 책이 오랫동안 건강하게 제 기능을 다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책이 상하지 않기 위해서는 책 몸통 구석구석에 높낮이가 다른 ‘턱’이 없어야 한다. 뾰족한 모서리가 있어서도 안 된다. 책을 펴거나 덮을 때 책등과 배 사이에 홈이 생겨도 책은 금방 너덜너덜해진다. 

턱, 모서리, 홈이 없는 책을 제본하기 위한 방법은 단 하나. 사람의 손으로 가죽을 저미고, 사포를 문지르고, 바느질을 하고, 적당한 힘으로 망치를 내리치는 수밖에 없다.

예술제본의 본격적인 출발은 중세 수도원에서 신과 성인에게 바치는 책을 튼튼하고 화려하게 엮어내면서부터였고, 르네상스 시대엔 왕립 도서관 소속의 제본가들에 의해 프랑스를 중심으로 주변 나라들에서 발전해왔다. 

과거에는 주로 전통제본의 형식을 지키며 완벽한 기술을 요하는 장인의 발굴에 힘을 써 오다가 1990년대 초부터 예술제본이 더이상 특정한 이들을 위한 소유물이기를 거부하며 대중화작업에 힘쓰고 있다.

일본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예술제본 역사는 불과 10여년 남짓 밖에 되지하지만 그 짧은 역사에 비해 발전 속도는 빠르다. 

예술제본 불모지였던 한국이 불과 몇 년 사이에 새로운 문화 정착의 알찬 유년기를 지나, 더 성숙한 제본문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예술제본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이 있다는 말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예술제본과 관련된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높은 단가 때문에 대중화되기 쉽지 않은 어려움도 있지만, 현재 일부 애서가들과 출판사를 중심으로 두터운 고객층이 형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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