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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투표뒤에 ‘숨겨진 비밀’ - 인주적성·번짐방지 특수지 사용 - 속건성 있는 유성잉크 ‘사표방지’
  • 기사등록 2017-05-24 16:3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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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9일 제19대 대선 결과 문재인 정부가 본격 출범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나라다운 나라, 반칙보다 상식이 통하는 나라라는 슬로건을 걸고 다수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았다.

투표 당일 기표소를 방문했던 유권자는 투표에 쓰지는 용지와 기표용구 등을 보며 과거 대선때와는 다른 점을 발견했을지 모른다.

이번 대선투표에 쓰인 용지와 기표용구 등은 일반적인 종이나 인주가 아니었다.

잉크 번짐이 없고 순식간에 잉크가 마르게 하는 특수 기능이 숨어있다. 무효표를 방지하는 것은 물론 효율적인 개표를 위해서다.


인주적성·번짐방지 특수지


이번 대선 투표용지 크기는 가로 10㎝, 세로 28.5㎝다. 

기호 1번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부터 기호 15번 무소속 김민찬 후보까지 세로 정렬 형태로 인쇄돼 있다. 

투표용지는 한솔제지와 무림SP에서 생산된 특수지를 사용해 '인주 적성(適性)’과 ‘번짐 방지’ 기능이 있다.

인주적성은 기표한 뒤 인주가 용지의 다른 곳에 묻지 않아야 하는 기술이다. 또한 번짐 방지는 기표한 뒤 인주가 번지지 않게 하는 기술이다. 

투표용지는 지난 2002년을 전후로 백상지라는 일반 인쇄용지에서 특수지로 전환됐다. 전자개표를 도입하면서 투표용지 납품 규격에 이 같은 기능이 의무화됐다.

인주가 다른 곳에 묻거나 번지는 바람에 무효표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백상지의 경우 미세한 종이가루 탓에 투표용지가 개표기에 걸리는 일이 잦았고 잉크가 번져 판독이 어려운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투표용지는 일반 종이에 비해 강도가 세고 두껍다. 물기가 있어도 변형이 잘 생기지 않는다. 

정전기 방지 기능도 있다. 전자개표 때 투표용지끼리 달라붙거나 구겨지는 등 오류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종이 제조 과정에서 불순물 관리도 철저히 해야 한다. 미세한 이물질이 섞여도 개표 때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투표용지 납품가는 일반 용지보다 1.5배가량 비싸다. 

국내에서 투표용지를 만들 수 있는 곳은 국내 양대 제지업체인 한솔제지와 무림SP 두 곳 뿐이다. 두 회사는 특수지를 생산하는 천안공장과 대구공장에서 각각 투표용지를 만들어 선관위에 공급했다. 


속건성 있는 유성잉크

 

기표용구는 문구업체인 모나미가 독점 공급했다. 

57년 역사의 국내 대표 문구업체인 모나미는 이번 대선을 위해 일반형 기표용구 9만6000개, 스탬프 1만5300개, 특수형 기표용구 2만9000세트를 납품했다. 특수형 기표용구는 장애가 있는 유권자용이다. 입으로 투표하는 마우스피스형과 팔목에 부착하는 팔목 활용형 등 두 종류다.

모나미는 2002년 대선 때부터 기표용구를 공급하고 있다. 2007년과 2012년 대선 때도 모나미가 기표용구 전량을 납품했다. 기표용구 납품 규격도 엄격하다.  유권자가 기표 후 용지를 접기 전에 인주가 말라야 한다. 투표용지의 다른 부분에 덜 마른 인주가 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모나미는 인주에 ‘속건성 유성잉크’를 썼다. 찍는 순간 투표용지에 빠르게 침투한 뒤 바로 마르는 초미립자로 된 특수잉크다. 모나미가 직접 개발했다. 모나미의 인주는 뚜껑을 개봉한 상태에서 60일 이상 보관해도 선명한 인쇄 품질을 유지하고 5000회 이상 쓸 수 있는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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