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이니셔티브로
맞춤형 해결방안 모색
순환경제는 인류의 역사를 바꿀 제6의 물결이라고 한다. 산업혁명을 시작으로 지난 200년간 인류 역사를 바꾼 다섯번정도의 큰 물결이 있었다면, 앞으로 50년~100년은 순환경제 패러다임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한다. 최근 ESG 경영은 기업의 장기적인 생존과 번영에 직결되는 핵심적인 가치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특히 ESG경영의 성공여부에 따라 앞으로 기업의 존폐가 달려 있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전 세계 ESG 투자자산 규모가 2012년 13조3000억 달러(1경 5029조원)에서 2020년 40조 5000억 달러(4경5765조원)로 8 년 새 3배 넘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건강과 다이어트, 웰빙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크게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의 ESG에대한 관심이 날로 증가하고 있으며 포장재는 물론 포장방법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까지 더해지고 있다.
UN 세계환경의 날 기념식 28년만에 개최
지난 5일은 세계 환경의 날이었다. 유엔공식 기념일인 세계 환경의 날 기념식이 지난 5일 제주에서 열렸다. 국내에서 세계 환경의 날 기념식이 열린 건 지난 1997년 이후 28년 만이다. 올해 주제는 '플라스틱 오염 종식(#BeatPlasticPollution)'으로, "공동의 도전, 모두의 행동(Shared Challenge, Collective Action)"을 공식 표어(슬로건)로 내세웠다. 플라스틱 오염 해결이 특정 국가의 몫이 아닌, 전 인류가 함께 대응해야 할 공동의 과제임을 강조한 것이다.
환경부는 이날 기념식에서 국제사회에 '순환경제를 위한 행동 구상, 에이스 이니셔티브 (ACE, Action for Circular Economy Initiative)'를 공식 발표했다. 기존 협력사업과 달리 플라스틱 오염의 복합적 원인을 진단해 맞춤형 해결방안을 찾는 새로운 형태의 국제협력 사업이다. 이병화 환경부 차관은"당장의 불편함을 조금만 감수하면 플라스틱 사용은 줄어들 수 있다"며 "정부와 기업, 시민, 국제사회 모두 플라스틱 순환경제 전환을 위한 키플레이어"라고 강조했다.
세계환경의 날과 함께 플라스틱의 자연환경과 인류에 대한 위협이 다시금 큰 문제가 되고있다. 플라스틱의 어원은 그리스어 '플라스티코스(Plastikos)'다. 모양을 바꿔 생각한 것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플라스틱은 자연으로는 불가능했던 새로운 가능성을 인류에게 안겨줬고, 1950년대 플라스틱 혁명을 거치며 다른 어떤 소재도 넘 볼 수 없는 절대적위치에 자리했다. 그러나 자연에서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소화하기가 어렵다. 결국 어딘가에 남아 자연과 인류를위협하는 플라스틱의 역습이 현실이 되고 있다.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 37조원 대규모
바이오 플라스틱은 미생물에 의해 쉽게 분해되는 생분해 플라스틱과 식물성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하는 플라스틱을 총칭하는 개념이다. 바이오 플라스틱은 기존의 플라스틱과 쓰임새는 비슷하지만 일반 플라스틱이 분해되는데 100년 이상이 걸리는데 반해 수 개월 내 자연 분해된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글로벌 시장에서도 바이오 플라스틱은 높은 성장성을 보이고 있어 미래지속가능경영(sustainability management)을 위한 수익성이 높은 중요한 사업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글로벌시장 조사기관 마켓앤드마켓스에 따르면 바이오 플라스틱 글로벌 시장의 규모가 매우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마켓앤드마켓스는 바이오플라스틱 시장 규모가 2025년 올해 약 37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맥킨지는 전 세계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이 2050년 600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했으며 국가녹색기술연구소 (NIGT)는 우리나라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이 2019년 이후 연평균 6%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재활용 산업 영세화와 법적 기반미비
순환경제 사회전환을 위해 전 세계가 주목하는 분야는 '재생원료'이다. 폐기물이 원료로 경제사이클에 다시 투입되게 하는 순환경제 생태계 구축은 순환경제의 핵심이다. EU의 재생플라스틱 30% 사용, 바이오 항공유 2%이상 급유의무화 및 미국·캐나다의 재생원료 사용의무화 등 재생원료 사용 규제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에게 재생원료 사용이 더 이상 선택의 영역이 아닌 이유다. 우리 정부와 공단도 재생원료 사용기준을 EU 수준으로 높이고, 국내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한국형 재생원료 사용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상대적으로 영세한 기업이 파편화 돼 흩어져 있는 국내 재활용 산업의 연결과 지원을 위한 플랫폼 구축에도 속도를 내 고 있다.
일례로 생분해 플라스틱은 옥수수, 사탕수수 등 식물성 성분으로 만들어져 토양 매립시 100% 미생물에 의해 자연 분 해되는 플라스틱이다. 제조단계부터 석유유래 플라스틱 대비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어 리사이클과 함께 일회용 플라 스틱문제를 해결할 대안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갈길이 멀다. 국내 생분해 플라스틱 시장은 관련 기업들이 매출반토막과 생산중단을 겪으며 해외시장을 찾아떠나고 있다.
생분해플라스틱이 퇴비화 시스템의 부재로 소각되며 친환경 대안이라는 명분이 희미해졌기 때문이다. 땅에 묻으면 24개월 이내 분 해되는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에 환경 표지 인증을 도입해도 선별과 수거시스템 없이는 무용지물이다.
자원순환연구소 관계자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재활용률이 높지만, 그 수치가 실질적으로 플라스틱이나 비닐을 만드는데 재활용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며 "해외처럼 물질 재활용이 이뤄질 수 있도록 법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