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지산업계는 수많은 기업들이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돼 있다. 그렇다보니 많은 이슈가 발생하고 있다. 그 면면을 살펴보면 대부분 실적이나 자산대비 저평가 상황에 있고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다양한 과정을 통과하고 있으며 가업승계를 위한 3세 경영자들이 전면에 배치돼 그룹을 이끌기도 한다. 최근 이슈는 단연 공개매수를 시행했지만 실패한 한솔 PNS다.
한솔홀딩스가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2일까지 진행한 한솔PNS 공개매수에서 325만 290주를 매수할 계획이었으나 실제 응모된 주식은 86만4851주에 그쳤다. 공개매수 후 한솔홀딩스의 한솔 PNS 지분율은 88.36%으로 자진상폐가 불가능하다. 당초 한솔홀딩스는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한솔PNS 지분율을 100%로 확대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매수실패로 인해 4.22%포인트 증가 시키는데 불과했다. 앞서 한솔 홀딩스는 3월 31일부터 4월 30일까지 한솔피엔에스의 1차 공개매수를 진행해 780만 2387주를 취득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한솔홀딩스의 한솔피엔에스 지분은 46.07%에서 84.1%로 증가했고, 이번 2차 매수를 통해 지분율을 확대했으나 자진상폐 목표에는 미흡했다. 한솔피엔에스는 IT서비스와 지류 유통사업을 주력으로 영위하고 있지만 실적이 지지부진해 부담이 됐다. 지난 1월 발표된 ‘기업공개(IPO) 및 상장폐지 제도개선방안’에 따르면 오는 2027년부터 코스피 상장사의 시가총액이 300억원에 미달할 경우 상장폐지 사유가 될 수 있다.
6월 10일 현재 한솔피엔에스 주가는 장중 2000원대 초반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시총은 416억원이다. 시총이 현저하게 떨어지면 상폐가 불가피하고 소액주주의 권한을 강화하는 법안이 현 정부에서 추진되고 있다. 한편, 한솔홀딩스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한솔피엔에스 보통주 현금 교부형 주식 교환 안건’을 승인했다.
합병효과 살리지 못한 한국제지
합병효과를 살리지 못하고 여전히 침체된 상황에서 주식 거래가 되고 있는 한국제지도 있다. 앞서 한국제지는 백판지 제조 전문기업이었던 세하가 해성산업 제지사업부에서 떨어져 나온 한국제지를 흡수합병해 통합법인 형태로 새롭게출범했다. 당시 합병시너지를 토대로 기업가치 제고를 꾀했지만 수익성 면에서 예상만큼 성과가 따라와 주지 않는 양상이어서 주식시장에서는 동전주로 하락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제지업이 침체기에 놓인데다 통합법인출범 시너지 효과를 충분하게 발휘하지 못한 것이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제지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제지업계 주식들이 전년에 비해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이 발전하면서 갈수록 수요가 줄어들고 이어지는 경기 침체로 대부분의 분야에서 제지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친환경 종이포장재는 아직 실적으로 이어져서 기업가치를 올리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이유로 제지산업 전반에 기업가치가 낮게 평가되고 있다. 또한 거대설비를 운용하고 규모가 큰 공장들을 소유해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주가 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경우가 많다. PBR은 주가를 주당 순자산가치(BPS)로 나눈 시장가치비율로, 기업의 순자산 대비 1주당 몇 배에서 거래되고 있는지 측정한다. 대표적인 PBR저평가 기업은 무림 3총사다. 대장격인 무림SP의 경우 이달 10일 장중 1700원 초반대에 거래가 되고있는데, PBR 0.19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제지업계의 상황을 이겨내고 제대로 시장에서 가치를 평가받는 상황이 와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