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지업계가 국내외 악재로 인해 올해 1분기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향후 견조한 성장을 견인하는 먹거리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제지업계는 경기 침체 장기화로 제지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 더해 올해 들어 펄프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종합 제지기업 한솔제지가 올 1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5,756억 원, 영업이익 203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8% 늘었지만 영업익은 40.1% 하락했다. 또 다른 종합 제지기업 한국제지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한국제지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1,991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42억 원으로 같은 기간 66% 급감했다.
국내 제지기업들이 1분기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것은 경기 부진으로 제지 수요가 회복되지 못한 상황에서 원가 압력은 높아진 탓으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제지 수요는 소비 심리와 깊은 상관관계를 지니는데 소비 심리는 올 들어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소비자 심리 지수(CCSI)는 93.8로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임을 의미하는 100을 5개월 연속 하회했다.
이처럼 업황이 어려운데다가 적자 폭까지 확대되자 제지업계는 주요 제품의 수출 가격을 인상하면서 대응하고 있다. 제지 산업계에서는 친환경과 포장재 등 다양한 수요 구조 변화에 부응하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어떤 환경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제지 산업의 기본 구조를 다져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최현수 제지 연합회 회장은 앞서 종이의 날 기념식에서 “단순히 종이를 만드는 것을 넘어 첨단 기술과의 융복합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할 때”라고 강조하며 “종이는 인류 문명의 위대한 발명품이자 우리의 삶 가장 가까이에 있는 필수불가결한 소재”라고 강조했다. 또 “친환경 신소재, 고부가가치 기능성 특수지, 스마트 패키징 등 미래 시장을 선도할 기술 개발에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면서 “제지 산업을 전통 산업의 틀을 넘어선 첨단 신소재 산업으로 도약시키자”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