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애플 인앱 집단소송
대한출판문화협회(회장 윤철호)가 쿠팡의 불합리한 거래 행위를 조사하는 한편 지난 6월엔 구글과 애플이 강제 인앱결제와 높은 수수료로 불공정 경쟁 방지법을 위반했다며 두 회사를 상대로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에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대한출판문화협회는 이를 통해 건전한 출판 유통 환경 조성을 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출판문화협회는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면서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제정 공약과 관련해 구글, 애플, 쿠팡 등 대형 플랫폼의 불공정 행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대한출판문화협회는 지난 6일 출판사들을 대상으로 '쿠팡 도서 판매 부문 거래 현황 실태 조사 설문'을 온라인으로 시작했다. 쿠팡은 국내 전자 상거래 1위 업체로 지난 2016년 예스24와 손잡고 도서 판매를 시작한 이후로 최근 출판사와의 직접 계약을 통해 주문 다음 날 배송되는 '로켓 배송' 도서를 확대하고 있다.
대한출판문화협회 관계자는 "쿠팡이 출판사와의 직거래를 늘리면서 출협으로 부조리에 대한 제보가 쏟아져 전수 조사에 나서게 됐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 신고나 법적 대응까지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출판문화협회의 설문 내용은 쿠팡의 '갑질' 여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쿠팡으로부터 성장 장려금을 요구받은 적이 있나' '광고비 요구를 거절했을 때 결과는 어떻게 되었나' '쿠팡과의 거래에서 경험한 불합리한 거래 행위를 심각도 순으로 3개 선택해주십시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설문이 언급한 성장 장려금은 일종의 추가 판매 수수료다.
쿠팡은 거래 대금이 늘어난 업체에게 계약상 판매 수수료와 별개로 거래 대금의 일정 비율을 요구한다. 2021년 공정거래위원회는 쿠팡의 이 같은 행위가 공정 거래법과 대규모 유통업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과징금과 시정 명령 조치를 내렸지만 쿠팡이 불복 소송을 제기해 2024년 승소했다. 출판계가 쿠팡을 정조준하는 건 온라인 도서 유통에서 쿠팡이 차지하는 자리가 점점 커지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쿠팡의 책 매출이 교보·예스24·알라딘 등 대형 온라인 서점을 웃돈다는 말까지 나온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아동·학습 도서의 경우 이제 쿠팡의 각종 요구를 거절하기 힘들 정도"라고 했다. 또 다른 출판사 관계자는 "당분간은 쿠팡의 성장세가 계속될 것"이라며 "영세한 출판사의 경우 협상력이 떨어져 거래 조건이 기존 서점보다 안 좋아도 소비자들이 쿠팡을 선호하는 이상 입점을 포기하긴 힘들다"고 털어놨다.
또한 대한출판문화협회와 한국전자출판협회는 지난 6월 구글과 애플이 강제 인앱결제와 높은 수수료로 불공정 경쟁 방지법을 위반했다며 두 회사를 상대로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에 집단 소송도 제기한 바 있다. 현재 구글과 애플은 이용자가 앱 내에서 결제할 때 최대 30%에 달하는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교보문고 모바일 앱에서 1만 원을 충전하려면 1만 1,000원을 내야 하는 식이다. 한국이 2021년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이른바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을 시행했지만 두 회사는 이를 사실상 무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