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를 막론하고 행정 업무와 사기업 전반에 페이퍼리스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서도 미국 프린터 시장이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와 국내 수출 기업들이 관심을 가질 만하다. 특히 국내 일부 프린터 기업에서는 미국 현지 법인을 통해 해외 영업망을 확대하고 수출 전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향후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미국은 앞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재택근무를 위한 개인용 프린터 수요가 급증했다. 이런 현상이 일시적인 것에 그치지 않고 재택과 오피스 혼합 근무 환경이 유지되며 관련 시장은 새로운 안정세를 찾았다는 평가다. 미국의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프린터 시장 규모는 2023년 약 510억 달러였으며, 2024년부터 2032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 약 2.9%로 성장해 2032년 약 655억 달러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미국은 글로벌 시장의 주요 프린터 소비국이다. 사무용 출력과 함께 원격 근무와 하이브리드 업무 확대에 따른 가정용 프린터 수요가 꾸준한 편이다. 여기에 더해 전자 상거래 확대로 유통 레이벌 프린터, 영수증 프린터, QR 바코드 출력기 등 특수 산업용 프린터 수요 역시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코트라가 전했다.
아울러 디지털 인쇄 기술 고도화와 맞춤형 출력 서비스 수요가 늘면서 상업용 디지털 프린터 시장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참고로 프린터는 가정용과 사무용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출력 장치로, 디지털 데이터를 종이에 전사하거나 특수 소재에 출력하는 데 사용된다.
전통적으로 사무실과 가정에서 문서 출력 중심으로 사용되었으나, 최근에는 포토 프린터, 산업용 라벨 프린터, 3D 프린터 등으로 시장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앞으로도 무선 연결과 모바일 연동, 클라우드 출력 등 스마트 기능이 표준으로 자리 잡고, 관리형 출력 서비스나 구독형 소모품 공급 모델이 더욱 활성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코트라가 전망했다.
고급 디지털 출력 부문에서 한국이 경쟁력 높아
한국은 레이저 복합기와 고급 디지털 출력 장비 부문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코트라는 진단했다. 2024년 기준 한국산 프린터의 미국 수입액은 약 7,4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31.6%가량 증가했다. 다만 한국 주요 기업들의 소비자용 프린터 사업이 축소되면서 한국산 프린터 점유율은 복합기 및 상업용 중심으로 재편되는 추세다. 미국으로 수입되는 프린터는 일반 관세율은 0%이다.
하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상호 관세 부과 조치로 인해 10%의 기본 관세가 도입되어 현재 한국산 프린터에 10%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고 코트라가 전했다. 제품 관련 규제는 주로 에너지 효율성과 환경 유해 물질 제한, 전자 폐기물 관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과 에너지부는 프린터 제조사에 대해 Energy Star 인증과 같은 고효율 제품 인증 취득을 권장하고 있지만, 법적으로 의무는 아니다.
다만 에너지 절약 제품을 선호하는 공공 조달이나 대기업 납품, 친환경 소비자층을 겨냥하려면 Energy Star 로고가 사실상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로 인식된다. 또한 RoHS(유해 물질 사용 제한 지침)와 같은 규정을 통해 납이나 카드뮴 등 유해 화학 물질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특히 일부 주에서는 EPR 법안이 시행되어 제조사가 폐토너나 카트리지 회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재활용 목표를 충족해야 한다.
최근에는 ESG 경영 요구가 높아지면서 재생 토너 사용과 포장재 친환경화 같은 요소도 규제와 함께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중요한 조건이 되고 있다. 즉 제품의 안정성은 물론 고효율 설계와 재활용 프로그램 운영, 친환경 소재 사용 등으로 신뢰성을 강화하면 미국 시장 진출과 수출이 한결 용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