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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3-08-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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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펄프가격이 작년 10월 이후부터 조금씩 상승되기 시작하면서 올해 들어 상승폭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제지업계는 경기침체의 악전고투 속에서 또 하나의 악재를 만난 셈이어서 우려 속에 대책마련의 시급성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해 10월 국제 펄프가는 톤당 635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난 11월 645달러를 시작으로 점차 상승폭을 키워갔다. 그리고 올해 들어 지난 1~2월 665달러, 3월에는 695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해 연평균 638달러 수준이던 것에 비하면 9%가까이 급등한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상승폭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어서 제지업계의 한숨이 늘어갈 것으로 사료된다.

최근의 펄프가격 상승요인은 가장 큰 수요처인 중국의 펄프 소비세 증가와 글로벌 펄프회사들이 재고량을 조절해 가격 인상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인의 생활수준 향상으로 인한 위생용지 소비량의 급격한 증가와, 최근 경쟁력이 떨어지는 해외 펄프 공장들이 하나 둘 폐쇄되면서 국제 펄프재고량이 적정수준을 밑도는 반대급부의 현상이 가격인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거기에다 아시아지역 펄프 가격에 많은 영향력을 작용했던 중국 내 대형 지류유통사들의 영향력 약화도 한몫 거들고 있다. 즉 최근 중국의 대형 지류유통사들은 올 하반기 시장에 유입될 신규 펄프물량을 감안해 재고 보유량을 적게 유지해 왔다.

그런데 중국 내수 수요의 급증으로 재고관리에 난항을 겪어오면서 펄프 구매가격에 대한 영향력이 약화된 것이다. 그와 더불어 글로벌 규모를 갖춘 남미지역 펄프제조사들이 가격인상 정책을 고수하기 시작했다. 이들 남미업체들은 국제 펄프재고가 적정수준 이하이고 하반기 신규 물량증가를 감안하면 지금이 가격인상의 적기라는 점을 십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펄프가격 인상에 따라 국내 제지업계는 실적 악화에 떨고 있다. 펄프 가격 인상으로 원가부담이 커진 가운데 소비는 부진해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이다. 이 가운데 경기불황과 태블릿PC 등 정보통신(IT) 기기의 약진으로 종이 소비가 줄면서 제지회사들의 실적을 악화시키고 있다.

업계 1위인 한솔제지가 최근 공시한 상반기 실적에 따르면 1~6월 매출은 총 6761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7823억원보다 13.6% 감소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567억원으로 역시 전년 동기의 727억원에 비해 22% 줄었다. 순이익은 20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이 기간 477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다른 제지회사들도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다만 펄프와 제지를 동시에 제조하는 일관화공장을 갖고 있는 무림그룹 계열 무림P&P는 펄프 값 상승에 따라 펄프부문이 7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서는 등 반사이익을 얻었다.

2·4분기만 해도 매출 1643억원, 영업이익 20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매출은 9%, 영업이익은 146% 늘어났다. 국제 펄프가격 상승세가 얼마나 지속될 지는 펄프업계나 제지업계 모두의 관심거리다.

지난 2010년 현재 국내 제지업계의 연간 펄프 소비량은 약 250만~300만 톤. 이 중 210만 톤 이상을 브라질·칠레·인도네시아 등에서 수입했다. 이처럼 국내 제지업계가 해외의 펄프 구매처를 다변화하지 못한다면 현 펄프가 상승세의 어려움이 지속될 것은 분명하다.

이런 가운데 국내 제지업계는 펄프재고 확보시점을 놓고 국제 펄프가격 변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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