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13-09-03 00:00:00
기사수정

시중에 나오는 한권의 책은 편집과 교정, 인쇄단계를 거쳐 마지막 단계 작업인 제책작업을 거쳐 완성된 결과물이다.

좋은 책은 알찬 내용은 물론 보기 좋은 편집이 우선일 수 있으나 제책이 완벽하지 못하면 완성된 책으로서 가치가 떨어진다. 이러한 제책산업에서 획기적인 기술로 평가받고 있는 것이 ‘PUR 제책’이다.

기존 접착제를 사용하는 제책기술은 사실 단점이 있다. 제본에 사용하는 풀이 환경적으로 문제가 되기도 하며 책이 조그만 두꺼워도 잘 펼쳐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러나 PUR제책으로 펴낸 책들은 ‘펼침성’이 유연하다. 책상에 놓고 책장을 넘겨도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다.

거기에다 PUR은 무독성 즉 풀 자체에서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배출되지 않는다. 이러한 PUR(Poly Urethane Reactive·열경화성수지)의 특성 때문에 기존의 제책 접착제인 EVA(Ethylen vinyl Acetate·열가소성수지)핫멜트의 대용으로 유용하게 활용된다.

그러나 PUR이 국내에 소개된 지 10여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 존재를 모르는 관계자들이 있을 정도로 국내에 활성화 되지 못하고 있다.

PUR 핫멜트는 독일 뒤셀도르프에 소재한 헨켈(주)에서 1980년대에 건축자재용, 자동차용 제품의 접착제로 개발된 데서 출발한다. 무엇보다 한번 굳어지면 다시 가열해도 액체로 돌아가지 않는 독특한 성질로 인해 여름철 직사광선 아래와 같은 고온의 환경에 책을 보관해도 품질 변화가 없는 점이 제책기술에 활용되기에 이른 것이다.

10여 년 전에 국내에 소개된 PUR제책기술은 그동안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다가 이제 서울 성수동의 S제본이 파주 2공장에서 본격적인 PUR 제본을 시작하면서 그 활용 폭을 넓히고 있다.

S제본의 경우 PUR 활용 제책 기술자들이 뛰어난 실력을 갖춘 가운데 PUR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PUR 제책 제작에 더 적극적이며 유리한 기술을 선점하고 있다.

S제본의 PUR 제책 관계자는 “기존의 제책에 활용되는 EVA핫멜트는 열가수성수지로 다시 녹여서 쓸 수 있지만 환경물질 배출이라는 문제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면서 “무독성이자 녹지 않고 변형이 없는 PUR은 제책 분야의 새로운 기술로 손색이 없다”고 강조했다.

즉 PUR 핫멜트는 기존 EVA에 비해 적은 양의 접착제를 사용하고도 90~130℃라는 비교적 저온에서 작업된다. 거기에다 무독성인 점이 저탄소 녹색성장에도 부합된다. 국내에서는 이러한 환경적인 측면에서 영아들을 위한 이유식 책과 요리책 등 일부 책자에만 PUR 제책이 발간돼 왔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 등 외국에서는 요리책, 아동책자는 물론 교과서와 카탈로그 등 다양한 종류의 책자에 널리 사용된다. 현재 전 세계적인 추세에서 미국이 PUR을 가장 많이 선호하고 있다.

또한 국내 보다 늦게 PUR을 시작한 일본의 경우에도 PUR무선뿐만 아니라 PUR양장(환양장, 각양장)에도 널리 쓰이고 있으며 급진적으로 PUR 수요가 늘어가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이 관계자는 “이것은 일시적이 현상이 아니라 시대적인 요구로 받아들여도 무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PUR 핫멜트는 5세대 풀이 나올 정도로 발전했다. 5세대 풀의 장점은 건조시간이 빠르다는 점이다.

사실 기존의 EVA핫멜트는 건조에 오랜 시간이 걸려 문제가 됐다. 그러나 일주일의 건조시간이 걸리는 1세대 풀에서부터 현재 접착제를 바르고 UV램프 지난 후 3분여 가량 지나면서부터 건조가 이뤄지는 5세대 풀이 개발될 만큼 기술 업그레이드의 속도는 빨라진 것이다.

하지만 5세대 풀은 UV램프를 지나면서 빠른 시간 내에 건조가 이뤄지고 초기 접착력은 좋은 반면 UV램프구간이 장착된 고가의 설비로 교체해야 하는 비경제적인 단점이 있다. 거기에다 접착제의 가격 또한 다른 세대의 풀에 비해 비싸 아직까지 실효성은 떨어진다.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PUR 업체에서는 12시간 건조가 완료되는 4세대 접착제를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S제본은 6시간 만에 건조되는 4.5세대 접착제를 시험 사용하고 있다.

내열성, 내마모성, 내용제성(耐溶劑性), 내약품성이 뛰어난 PUR 핫멜트의 또 다른 장점 탄성이 우수하다는 점이다.

즉 책을 책상에 놓고 펼쳤을 때 보다 완벽한 펼침이 유지된다는 점이다. 일반 핫멜트보다 접착력도 5배 정도 우수한 데다 연성(軟性)이 5배 정도 좋은 점이 탄성을 우수하게 만드는 비결인 셈이다.

물론 PUR 핫멜트의 우수한 펼침성은 개발 당시부터 계획된 것은 아니다. 완벽한 펼침성만을 위한 접착제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접착강도가 높은 접착제를 사용하다보니 풀을 소량으로 사용하게 되고 접착제 양을 줄여 얇게 바르다보니 펼침성이 좋아진 결과를 도출하게 된 것이다.

S제본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PUR 제책의 펼침성이 강조되는 식의 PUR의 한쪽 면만 부각되는데 이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며 “PUR의 친환경적인 면은 향후 제책 방향이 PUR로 이뤄져야 한다는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세대 위해 좋은 환경 물려주는 것이 우리 세대 인쇄인들이 해야 할 사명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런 측면에서 일부 유아용 책자 등 일부의 책자에만 이용될 것이 아니라 모든 책자에도 PUR 제책이 이뤄져야 함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현재 S제본은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PUR 기술의 노하우를 축적해왔다. 그 결과 생산성도 향상돼 단가 측면에서도 예전에 비해 저렴해졌다. 그런 만큼 향후에도 PUR 연구는 계속돼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고품질의 제품을 보다 저렴하게 공급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요구된다.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korpin.com/news/view.php?idx=7164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