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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05-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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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3일은 세계 책의 날 이었다.
이날 정부가 관련단체와 연합해 서울 청계천 광장에서 개최하려던 ‘2014 세계 책의 날 기념, 책과 장미가 흐르는 청계천 & 책드림 콘서트’는 대폭 축소 결정에 이어 끝내 취소됐다.
세월호 사건으로 침울해진 국민 정서와 출판계의 애도하는 뜻을 반영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세월호 사건이 아니었더라도 책과 장미가 흐르는 낭만적인 분위기는 출판계에 이미 없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회장 박대춘)가 발표한 ‘2014 한국서점 편람’을 보면 서점의 멸종 우려감이 현실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전국에 서점이 2년새 10%나 감소했고 인천 옹진·경북 영양, 울릉, 청송 등 4개군에선 완전히 멸종 되었으며 경기 의왕시·경북 문경시 등 36곳은 1개만 남아있는 실정이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의 실태 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 성인 10명 중 3명은 1년간 단 한 권의 책도 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독서 인구 및 서점의 감소에 따라 출판시장은 찬바람이 심하다.그에 따라 책을 만드는 과정중의 핵심단계인 제책업계는 꽁꽁 얼어붙은 것을 넘어 곧 붕괴될 것 같다는 분위기라는게 이구동성이다.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국내의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붕괴되기 일보직전인 제책업계를 떠나는 제책인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한 제책사 관계자는 “인쇄업계나 출판업계가 전반적으로 다 어렵지만 그중에서도 제책업계는 고사직전”이라며 “한평생 몸 담아왔던 제책일을 떠나기도 어렵고 제반여건상 문을 닫기도 힘들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일을 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제책사 관계자는 “헐값이라도 장비를 처분할 수만 있다면 금방이라도 떠나고 싶은데 완전히 고철가격으로 팔수는 없어 겨우 버티고있다”고 말했다.


제책업계는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지난 2010년 약 1,108개 업체가 산재해 있으며 6,675명이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인쇄 및 출판업계의 경기가 악화되면서 해마다 줄어드는 폭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책산업 관계자들은 업계발전을 위한 정책보완과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문화부의 출판문화산업 진흥 5개년 계획이나 인쇄문화산업 진흥 5개년 계획 등을 보면 제책업에 대한 진흥방안은 미비한 정도를 벗어나 거의 없다시피 했다.

2012년 7월 문화부가 발표한 ‘인쇄문화산업 진흥 5개년 계획(2012~2016)’ 속에 제책기술의 고급화를 위해 PUR 제책기술의 도입 및 고품질 접착제 개발 지원을 위해 지난해부터 매년 1억 원 씩 지원해 무선철제책기 활용도 제고 및 업계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내용이 있었지만 이 또한 예산집행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의문이다.


특히 출판사나 인쇄사와는 달리 제책사는 문화부의 ‘콘텐츠산업통계’에서도 제외돼 사업체 수나 매출액 통계도 이뤄지지 않아 산업지원을 위한 토대 자체가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국제책공업협동조합은 계속해 문화부장관에게 산업분류표에서 제책산업을 독자분류하고 관련 법규를 출판문화진흥법으로 통일해 줄 것을 건의한 바 있다. 하지만 문화부측은 다른 산업과의 형평성 문제라는 이유로 거절해왔다.


제책업계는 현재의 단가가 10여년전 조달청에서 정해준 기준 단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불만을 표시하고 있으며 인건비와 임대료, 물류비 상승으로 인한 고비용 저효율 구조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채산성 악화로 자금난에 직면한 제책업체가 늘고 있으며 구조조정이나 축소경영으로 위기를 겨우 넘기고 있는 추세이다. 제책업계의 경영난은 연구와 개발(R&D) 투자 확대에 적신호로 등장하여 품질고급화와 체계적인 인력 양성에도 한계에 직면했다.


정부의 지원 확대와 함께 제책업계도 자율적인 조정을 통해 업계 질서를 바로 세우고 제책산업 자생력을 강화시켜 홀로서기가 가능토록 상생의 협력을 지속시켜 나가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시스템의 통합 관리로 효용성을 높임과 함께 고객의 취향과 욕구가 다양해지면서 고객 개성에 맞는 청구서, 잡지, 제품소개 브로슈어, 학습지 등을 인쇄, 제본할 수 있는 POD(Print On Demand)시장 이 확산되고 있는 전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춰 소량 다품종의 제품 개발 및 제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출판사와 긴밀한 협조하에 새롭고, 경쟁력 있는,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하는데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출판은 그 국가의 문화를 대표하는 산업이다. 그리고 제책은 출판의 근간이다. 정부는 이제라도 제책산업에 대한 지원을 더 늦춰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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