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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제책에서 발견되는 장인정신 - 국내 도입 10여년 사이 - 새로운 문화 자리 매김 - 애호가 및 고객층 형성
  • 기사등록 2016-07-25 10: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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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제책은 국내 도입 불과 10여년만에 애서가들 및 출판사 중심으로 두터운 고객층을 형성하고 있다.

디지털 시대, 전자책이 유행하는 세상이다. 하지만 종이 책을 아름답고 오래 보관할 수 있도록 고쳐주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이 바로 를리외르, 예술제책가들이다. 


예술제책은 본래 유럽식 제책을 뜻하는 것으로, 이미 인쇄된 책이나 낱장의 그림 등을 다시 분해해 제책함으로써 표지 장정을 새롭게 하는 작업이다. 


예술 제책은 사람 눈에 보기 좋기보다, 책이 오랫동안 건강하게 제 기능을 다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책이 상하지 않기 위해서는 책 몸통 구석구석에 높낮이가 다른 ‘턱’이 없어야 한다. 뾰족한 모서리가 있어서도 안 된다. 


책을 펴거나 덮을 때 책등과 배 사이에 홈이 생겨도 책은 금방 너덜너덜해진다. 턱, 모서리, 홈이 없는 책을 제책하기 위한 방법은 단 하나. 사람의 손으로 가죽을 저미고, 사포를 문지르고, 바느질을 하고, 적당한 힘으로 망치를 내리치는 수밖에 없다.


예술제책의 본격적인 출발은 중세 수도원에서 신과 성인에게 바치는 책을 튼튼하고 화려하게 엮어내면서부터였고, 르네상스 시대엔 왕립 도서관 소속의 제책가들에 의해 프랑스를 중심으로 주변 나라들에서 발전해왔다. 


지금은 책의 새로운 문화로써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확산되고 있지만, 그 바탕에는 주로 왕이나 귀족, 성직자들을 위한 상류 고급문화가 자리하고 있었다.


프랑스의 경우 1, 000여명의 예술제책가들은 아틀리에를 운영하거나, 프랑스 전역에 산재해 있는 도서관들의 책을 복원하거나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전통제책의 형식을 지키며 완벽한 기술을 요하는 장인의 발굴에 힘을 써 오다가 1990년대 초부터 예술제책이 더이상 특정한 이들을 위한 소유물이기를 거부하며 대중화작업에 힘쓰고 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도 40년 전에 예술제책 작업이 시작되어, 이제 활성화가 되기 시작했다. 예술제책가들도 500여명에 이른다. 


일본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예술제책 역사는 불과 10여년 남짓 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짧은 역사에 비해 발전 속도는 빠르다. 


예술제책 불모지였던 한국이 불과 몇 년 사이에 새로운 문화 정착의 알찬 유년기를 지나, 더 성숙한 제책문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예술제책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이 있다는 말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예술제책과 관련된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높은 단가 때문에 대중화되기 쉽지 않은 어려움도 있지만, 현재 일부 애서가들과 출판사를 중심으로 두터운 고객층이 형성되어 있다. 


출판사에서 작가들에게 소장본으로 선물하거나, 일반인들이 개인적인 소장이나 선물용으로 주문하는 경우를 포함해 취업을 위한 포트폴리오 작업이 실용성이 있는 만큼, 그에 대한 가장 많은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포트폴리오와 소중한 고서 복원, 일기장과 스케치북등을 한 권의 책으로 재 장정 하는 등 제책기술과 함께 질 높은 작품을 소장하기 위한 문화와 함께 꾸준한 발전을 이어가고 있다. 


예술제책이 침체된 우리나라 제책시장에 어떤 활력소를 불어넣어 줄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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