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경북 영천시는 활자 인쇄신문의 산 증인이다 - 영천시와 관련단체 노력 - 세계 최초 활자인쇄 신문 - 김영주 경남대 교수 주장
  • 기사등록 2023-09-25 11:37:00
기사수정



경상북도 영천시 영천역사박물관(관장 지봉스님)이 소장한 ‘민간인쇄조보’가 세계 최초의 활자인쇄 신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천시와 관련단체가 이를 국가지정문화재, 또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어 차제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보는 당시 양반 지식인들이 독점하고 있던 나라 안의 정보를 일반 백성들도 함께 공유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 명분도 충분하다.

김영주 경남대 영상미디어학과 명예교수는 이달 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언론정보학회 국제학술심포지엄 ‘16~17세기 인쇄미디어의 역사: 독일, 중국, 일본, 한국을 중심으로’에 참석, 발제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조보는 국왕의 명령과 지시, 유생과 관료들의 건의, 관리들에 대한 인사행정, 자연계 및 사회에서 발생한 특이한 현상 등을 담은 신문이다. 신문의 편집기능을 살려 첫 장에는 왕실과 육조(六曹) 등을 구분해 당일 일어나는 소식을 전했다.

크기는 가로 40㎝, 세로 29㎝로 타블로이드 판형이었다. 한 면의 행수가 좌우 각각 11행이며 1행에는 21~22자가 들어갔다. 분량은 2장 가량 됐다. 각 면의 중앙 행간에는 발행날짜가 명기돼 있다. 신문은 주간보다 자주 발행되었으며 23일 자와 24일 자가 있는 것으로 보아 일간신문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선조가 일방적으로 폐간 조치


1577년(선조 10년) 8월, 서울의 민간업자들이 ‘생계의 밑천으로 삼고자’(賣以資生) 의정부와 사헌부의 허가를 얻어 조보를 발행해 각 관청 등에 판매했다. 신문은 인기리에 판매됐으나 오래가지 못했다. 이 신문을 우연히 본 선조가 ‘국가기밀을 누설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그해 11월27일 폐간 조치했기 때문이다. 약 넉 달 정도만 발행된 셈이다.

김 교수는 “민간인쇄조보는 선조의 탄압정책으로 대략 3~4개월 만에 폐간되는 비운을 맛보았지만, 영리를 목적으로 민간인이 발행하고, 활판 인쇄술을 세계 최초로 활용해 발행했다는 점에서 세계 최초의 ‘활판인쇄 상업 일간신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가장 오래된 일간 신문은 1650년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발행된 ‘아인코멘데 차이퉁겐’(Einkommende Zeitungen)으로 알려졌다. 조보는 이보다 발간이 70여년 앞선다.

이번 대회를 공동 주관한 영천역사박물관의 천진기 관장은 환영사에서 “역사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민간인쇄조보가 ‘세계 최초 활자조판 방식의 상업용 일간신문’이라는 사실을 밝히고, 국제적으로 확인하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영천시 문화재 등재 추진


영천시는 ‘민간인쇄조보’를 국가문화재, 나아가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려는 목표를 세우고 지속적으로 노력하며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도 영천시립도서관 지산홀에서 경북도 유형문화재 민간인쇄조보와 관련한 학술세미나를 개최, 조보의 복원 성과와 특징 및 가치, 향후 연구 방향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도는 비록 조보로서의 완전한 문서 형식을 갖추지 못한 잔편의 자료이지만, 그 희귀성과 민간에서 상업 목적으로 활자를 사용하여 인출한 신문 성격을 지닌 최초의 자료인 점 등을 감안하여 민간의 출판문화를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라 판단되어 2018년 경상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한 바가 있다. 

당시 최기문 영천시장은 “학술세미나를 통하여 민간인쇄조보에 대해 우리 모두가 그 중요성을 깨닫고, 앞으로의 연구 성과를 종합하여 민간인쇄조보가 국가지정문화재 또 더 나아가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korpin.com/news/view.php?idx=14360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사이드배너_06 microsoft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